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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책 리뷰)

서희와 길상 (토지) : 시대의 파도속에서 피어난 운명적 사랑

by 감사하며 행복하기 202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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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와 길상, 그들의 운명적 사랑과 갈등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한반도의 조선시대 말기에서 구한말까지의 시대와 역사의 사건들 속에서

인간 삶의 본질을 깊이 탐구한 걸작으로, 

그 속에서 서희와 길상의 이야기는 작품 전체의 맥락을 드러내는 중요한 축을 이룬다. 

 

두 인물은 신분, 성격, 시대적 상황을 초월해 사랑과 갈등,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준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남녀의 사랑을 넘어, 인간의 운명과 선택,

그리고 시대의 정신을 내포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있다.

서희와 길상

서희는 하동 평사리 최참판네 양반 가문의 외동 딸로 태어났지만 

어머니 별당아씨는 머슴인 구천과 야반도주를 하고, 

그로 인해 병약하고 더욱 예민하고 포악해진 서희의 아버지 최치수는

김평산-칠성이-귀녀 세 사람의 모략에 의해 살해되는 비극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렇게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지만 강인하고 현명한 할머니 윤씨의 보살핌 속에 서희는 훌륭하게 자라간다.

 

그러나 부모의 죽음 뒤에 숨겨진 슬프고 혼란스런 일들을 마음속에 담아둔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서희의 머릿속에는

늘 자신이 가문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희의 유일한 보호자였고 서희가 온전히 의지했던 할머니 윤씨가 역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 세상 정말 홀로 남겨진 서희는 할머니 죽음의 슬픔을 딛고  강인하게 살아가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자신의 가문과 재산을 탐내고 어린 서희를 몰아내려 하는

최씨 가문의 친척인 조준구의 탐욕과 괴롭힘때문에

서희를 따르는 평사리 농민들을 이끌고 북간도 용정으로 피난을 떠난다.

 

북간도 용정에서 서희는 할머니가 몰래 남겨준 금괴와 서희 자신의 현명함과 뛰어난 수완,

사람을 다스리는 능력, 그리고 강인함으로  빠른 시간 내에 큰 부를 축척하게 된다.

 

서희의 어린 시절부터  서희의 슬픔과 고난, 아픔을 모두 함께 하며

묵묵히 서희의 곁을 늘 지킨, 소나무 같은 머슴, 길상이 있었다.

 

길상은 절에 버려진 고아였다가 최참판네로 보내져 최참판네에서  머슴으로 자라게 된다.

길상 자신도, 서희에게도 길상은 단순히 머슴이 아니라

서희의  삶의 고난 속에서도 서희를 지탱해주는 의지처이자, 서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존재로서

길상과 서희,  서로의 마음에서 커가는 사랑을 느낀다.

 

 

서희와 길상의 운명을 넘어선 사랑과 성장

어린 시절부터 함께 온 서희와 길상은 시간이 흐르며 점점 더 복잡한 감정속에 머물지만

서희와 길상은 양반과 머슴이라는 신분의 장벽과

서희가 처한 힘든 상황들, 가문의 명예와 사회적 지위를 지키고자 하는

서희의 강한 열망으로 인해 서희는 길상의 사랑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길상은 신분의 차이를 절감하며 자신이 머슴이라는 이유로 

서희의 곁에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서희를 향한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길상의 사랑은 조건 없는 헌신의 상징이다. 

길상은 서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헌신하며, 그녀가 겪는 고난 속에서 묵묵히 그녀를 돕는다. 

그러나 그의 헌신은 때때로 서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며, 둘 사이에는 애틋함과 갈등이 교차한다.

 

하지만 이런 갈등속에서 서희는 길상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하며 중요한 존재인지,

그리고 서희 자신이 길상을 얼마나 의지하고 사랑하는지를 느끼며 자각하게 된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길상은 자신의 신분과 운명을 극복하지 못한 채 

서희를 위한 진정한 희생과 이별을 준비한다.

 

서희는 길상이 서희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자기 곁을 떠나려 하자 

그동안 마음 속에 오래 억눌러 왔던 길상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깊이 느끼게 된다.

 

서희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았지만, 

길상은 그런 서희에게 늘 헌신적이었으며

 

특히 서희가 자신의 신분과 배경으로 인해 길상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때,

길상은 그런 그녀를 원망하지 않고 이해하며 끝까지  보호하고 신의를 지킨것을

서희 또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길상의 모습을 통해 서희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

길상의 조건이나 신분이 아니라, 그의 진심어린 마음과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침내 서희는 길상이 자신을 보호해주고 헌신해온 그의 모든 삶에 감사와 감동을 느끼며

길상에게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 하길 청하며 결혼에 이른다.

 

결혼 후 서희와 길상의 성숙한 사랑과 존중

결혼 후 서희 역시 길상에게서 안정감과 믿음을 느끼고,

길상과 서희는 존경과 애정으로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하게 된다.

 

그러나 소설 토지에서 서희와  길상의 결혼 후에도 복잡한 시대적 상황과 감정적인 변화에 맞물려 있다.

 

서희는 강한 의지를 가진 여성이었고,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길상은 그런 서희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희는 조준구에 대한 복수를 위해 평사리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고

길상은 서희와  함께 조선으로 돌아가는 대신, 독립운동을 위해 간도에 남기로 결심한다.

 

길상의 독립운동 참여는 진정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그가 서희와 함께 평사리로 돌아갈 경우,

서희와 두 아들이 머슴의 아내와 자식이 되는 현실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였다.

 

서희는 길상의 부재로 인해 방황하며 힘들어했지만 여전히 길상을 사랑하고 걱정했기때문에
조선에 돌아와서 길상의 독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겉으로는 친일적인 행위를 하면서도,

뒤로는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길상의 독립군 활동을 돕는다.

 

서희는 길상이  없는 삶속에서 힘들어 하였지만

두아들과 최씨 가문을 위해 자신의 강인함과 독립성을 더욱 다져나가고,

 

길상은 서희를 사랑하면서도 함께 할 수 없는 상실과 슬픔을 견디며

조국을 위한 헌신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들은 함께할 수 없었지만, 서로의 삶에 연결 된 채 살아가게된다.
서희와 길상이 보여주는 사랑이란 단순히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대의 선택을 존중하고 떠나보내는 과정에서도 진정성이 빛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랜 세월 후 서희와 길상은  재회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애틋하고 변함없는 사랑에도 불구하고과 현실의 장벽으로 인해 복잡한 감정을 안고 있었다.

 

간도에서 독립군으로 활동하다 결국 독립운동으로 인해 조선으로 잡혀와  감옥에 갇힌 길상과

최참판네 가문을 지키고 조준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상없이 두아들을 데리고 조선으로돌아온 서희...

 너무도 달라진 각자의 삶의 궤적...

 

서희와 길상의 관계는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인 선택으로 인해 복잡하게 전개되며,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서로를 이해하고 여전히 사랑하고 각별한 애틋함을 남기는 장면으로 그려진다

 

"서희는 걸음을 옮겨 놓으면서 남편의 눈빛을 생각한다.

눈에 담긴 빛의 함량은 어느 만큼이던가.

그것은 생명력을 측량해보는 것이기도 했다.

잘 견디고 있는가. 잘 견디어 낼 것인가.

길상의 눈빛은 서희 자신의 눈빛이었다.

그 쪽에서 빛나면 이 쪽도 빛이 난다.

그쪽에서 못 견디면 이 쪽에서 못 견딘다."


박경리 작가의 메세지

박경리는 서희와 길상의 관계를 통해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개인이 시대와 역사 속에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서희와 길상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시험을 받으며 사랑을 지켜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들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삶과 사랑, 그리고 역사 속 개인의 위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서희와 길상은 단순히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헌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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